조선 최초의 로컬 크리에이터 정약전
창대와 가거 도움으로 <자산어보>를 쓴다!
신분을 초월하여 세상의 방식(과거급제-중앙진출)으로
유능한 목민관을 꿈꿨던 로컬러 창대.
체제의 수호자로부터 반역자로 낙인찍혀 귀양지에서
실사구시를 구현하려는 정약전의
만남-성장-갈등-화해가 극의 줄거리다.
첫 1시간은
조선판 나는 자연인이다를 보는 듯하다.
정약전이 리포터 역할, 창대와 가거 등
흑산도 주민이 자연인.
좁은 흑산도에서 서얼로 태어난 창대는 평생 수불 석권을 하지만
십수 년이 지나도 더듬거리며 대학 몇 구절을 읽는 수준이다.
툭하면 주자와 반상의 길을 말하며
양반의 아버지가 있는 나주와 왕이 있는
서울로 시선이 향하고 있다.
한편 정약전은 창대의
넓고 총명한 관찰 능력의 총체로
어민복리증진을위해꼭필요한
'해양 생태계 지식'에 주목한다.
이러한창대경험지(장점)를극대화하고자산어보라는
역작을 집필하기 시작하다
홍어장군 문순덕이 5년 여정 끝에 귀향하였을 때
그 이야기의 가치를 알아보고 글로 남긴 것도
경계의 정약전의 역할이었다.
이때도 창대는 『목민심서경세유표』와 같은 책을 쓰고,
무엇을 이러한 것을 글로 만드는 것인가」라고 반문한다.
이러한 갈등은 로컬 청년과 서울을 경험하고 귀향한
혹은 서울이 내포한 체제의 한계를 체감하고
지역에 내려온 경계인들에게 잦은 갈등 구조다.
서울의 물을 마셔본 지식인들이 로컬로
지역의 고유성을 고수할 때 지역주민은 그 사정을 모르는
이상주의(엘리트 의식)와 그들이 펼치는
느리고 효용이 없어 보이는 것이
어쩐지 경솔해 보인다.
반대로
지역 청년들은 자신들의 장점 - 로컬 가치는
도외시한 채 굳이 어렵고 불리한 조건에서 경쟁하면서
재능을 낭비하다.
지역의 젊은이들 입장에서는
왜 서울 청년들의 꿈을 꾸지 말아야 할까? 되묻다.
지역의 장점을 살리라는 말이
주류 편입은 포기하라 풀앤비에서 언더독 전략을 써라.
가능성을 제약하는 것처럼 느껴져 불쾌하기도 하다.
이런 디테일한 갈등 구조를 세밀하게 묘사한 것이 <자산어보>다.
그래서 이 작품이 수작이고
로컬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사람들이 꼭 봐야 하는 영화다.
한편 창대의 진정한 재능을 파악하고
잠재력을 꽃피우는 리더, 교육자, 멘토 정약전의 면모는
로컬 크리에이터를 발굴 육성하는 과정과 매우 유사하여
또 앞으로 지향해야 할 방향을 담고 있다.
로컬의 젊은이들에게는 로컬 내부에서 벗어나면서도,
완전 바깥(경계)에서
로컬을 객관화해 볼 수 있는 경계인의 관점이 필요하다.
경계인의 관점과 로컬 청년들의 풍부한 경험지가
결합할 때 로컬 크리에이티브가 빛을 발한다.
이 영화는 <동주>, <병상>과 함께 이준익의 세계관을
그대로 투영한 작품이다.
<동주>에 숨겨진 진짜 천재 <몽규>는
정약용에숨겨진진짜천재,혁명가의약전으로.
서정과 개인에 집착하는 '동주'와
신념과 출세를 바라는 <몽규>의 대립은
'자산어보'에서도
정약전과 창대의 대립으로 확대된다.
학처럼 사는 것도 좋지만 흙탕물을 묻혀도 마다하지 않는 자산 같은 검은 광목으로 사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위 대사는 감독 전작에서 일관되게 나타나는 세계관이다.
다시 <변산>에서
"보여줄 건 노을밖에 없어"
가난한 고향에 내려와서
행복을 찾는 줄거리가
자산어보에서도 나오는데요.
『자산어보』의 흑산도는
명작어류도감이 집필된 최적의 공간이며
안분지족을 넘어 개인의 방식으로 꿈을 키울 수 있는
서울과 동등한 영토이기도 하다.
로컬에 대한 인식이 전작보다 훨씬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확대되었다고 하겠다.
(오징어) 먹을 떼고 글씨를 쓰면 색깔이 아주 윤이 난다. 하지만 오래되면 벗겨져 흔적이 없어진다. 바닷물에 넣으면 먹의 자국이 되살아난다고 한다. 뼈는 상처를 쉽게 아물게 하고 살집이 좋아지게 한다
대사에 이런 가치관이 그대로 드러나는데.
'로컬 크리에이터'의 사상과 가치를
그대로 투영했던 영화라는 점에서 너무 뿌듯하고
감독님께 감사했던 영화였다.
한편으로는 전라도라는 지역이
가장 희망적이고 긍정적으로 그려진
영화가 아닐까 싶다.
흑산도, 강진도, 나주도, 우이도는
가난하고 척박한 유배지가 아니라
서울 등 다른 지역과 같은 사람들이 사는 공간으로
로컬만의 개성적인 삶과 꿈이 자라나는 대안의 공간이다.
전라도 사투리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그 맛을 잘 살려서
호남지역 주민 특유의 정서도 잘 드러나 있다.
특히 흑산도 덜 익은 홍어 장둥어 아귀 민어 낙지 전복까지.
그 맛을 아는 사람들은 나도 모르게 탄성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이 부분에서는 조선 리틀 포레스트가 펼쳐진다.
가거도에서 시집온 가거댁(배우 이정운)의 달콤한 연기가 압권)
여전히 유배지로만 소비되는
전라도 그리고 섬에 대한
공간 이미지를 전복시켜 준 이준익 감독에게 감사한다.
로컬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 영화를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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